한국 온라인 뉴스에 소개된 세계에서 신기하게 생긴 건물들에 대한 피드를 본 적이 있어요.
그 피드에 소개된 건물이 수메루산 이었거든요. 근데 그 건물은 실제 건물이 아니고 무앙보란에 전시된 창작품입니다.
무앙보란에 가본 후에 본 터라 걸러 보았던..
아마 모른 상태에서 봤었더라면 엄청 신기해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알고리즘으로 인하여 이후 비슷한 게시물이 자주 보였었는데..
태국의 신기한 건물이라고 소개된 드래곤 사원을 알게 되었지요.
수메루산도 전시물을 건물이라고 했기에 드래곤 사원은 실존하는 건물인지 확인하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이 쉬는 날.. 나콘 빠톰에 가자고 졸랐어요.
"여보~~ 정말 신기하게 생긴 건물이 있더라!! 진짜 있는지 가보자~"
나콘빠톰은 방콕 수도권에 해당하는 지역입니다.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긴하지만 교통편은 불편해서 그랩이나 렌터카를 이용해야합니다.
푸타몬톤 공원갔다가 나콘 빠톰의 핫플레이스인 버블 인 더 포레스트 갔다가 왓 삼프란으로 향했어요.
용이 건물 전체를 휘감고 있던데..
저런 작은 용이 아니란 말이지... (사진에 보이는 용 조형물도 결코 작은 용은 아님.)
맞아. 저거야..
이제 보이기 시작!!
실제로 존재하는 거였구나.. 어매이징 태국의 신기한 건물.
드래곤 사원이라고 불리는 왓 삼프란(Wat Sam Phran)입니다. 삼프란은 우리나라 행정구역으로 치면 시군구에 해당하는 지명 이름이예요. 나콘빠톰 -> 도, 삼프란 -> 시 또는 군
사원 주변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되었든, 인공적으로 만들었든.. 대부분 호수, 강, 하천, 운하가 있어요.
왓 삼프란 주변에도 물길이 있네요. 물은 상당히 드럽습니다.
태국의 시골 모습.
유명한 관광지가 아닌.. 그 나라 소도시, 로컬 여행을 좋아하기에 이런 곳이 저는 참 좋습니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중.
가까이 가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크네요.
15층 높이 정도 된다고 해요.
코 앞에서 찍으니 용머리가 안나옴.
원기둥 모양의 건물을 감아 올라가고 있는 용의 몸통이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경사로 입니다.
원기둥 건물을 빙 돌며 불상들이 모셔져 있고요.
신발을 벗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여성 수행자분이 영어로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시더라구요.
코팅된 안내자료를 읽어보라고 주길래 읽어보고요.
입장료는 따로 없지만 성의껏 도네이션하라고 해서 20밧씩 넣었습니다.
도깨비 입으로 들어가면 밖에서 보았던 용의 몸통, 경사로로 연결됩니다.
건물 꼭대기로 올라가는 경사로에는 창문도 없어요. 바닥과 벽은 그냥 콘크리트로 되어 있구요.
곳곳에 대현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어 덥지는 않았지만 발바닥에 닿는 콘크리트의 감촉은 썩 유쾌하지는 않았어요.
맨발로 콘크리트를 밟으며 경사로 올라가는데... 그렇게 지겨울 수가 없더라고요.
보이는 것은 온통 회색 콘크리트 뿐이었으니..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천국.. 표지판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마음 다자보 용의 뱃 속엣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물극필반, 인과응보, 사필귀정..
14번째 천국..
도착!!
건물 내부가 디테일하게 정된된 느낌은 아니지만 색다른 경험이 좋았습니다.
오픈 시간 : 매일 8:00 ~ 17:00
용의 몸통이었던 경사로 끝까지 올라오면 나오는 곳.
지붕으로 덮여있는 곳은 괜찮은데 그늘 지지 않는 양지바른 곳에 가면 발바닥이 매우 뜨거우니 조심해야했습니다.
다시 계단을 통해 꼭대기로 올라갑니다.
강렬한 태양열에 맞서고 있는 꼭대기층은 그야말로 화상주의!!
다행히 슬리퍼가 마련되어 있어서 빛의 속도로 슬리퍼를 신으면 됩니다.
슬리퍼 신을 때까지 "앗뜨뜨~~~"가 반사적으로 나옴.
용의 머리 아래 모셔진 불상.
태국 나콘빠톰의 시골마을이라 높은 건물이라곤 눈닦고 찾아봐도 없어서..
왓 삼프란에서의 전망은 가슴까지 뻥 뚫린 느낌을 줍니다.
구름으로 덮여있지만 하늘도 이쁘고 전망도 예뻤어요.
용띠 남편.. 용의 머리에서 사진 한 컷.
태국에서의 시간은 남편에게도 저에게도 힘들었던 시간이었기에 그 시련을 함께 겪으며 더 돈독해져 왔는 것 같네요.
왓 삼프란 꼭대기에서 태극기 발견!!
이역만리 타국땅에서 만난 우리나라 국기... 괜히 마음이 찡해져 오는 재외국민입니다.
용의 머리 주변을 빙 돌아 세계 각국의 국기가 걸려 있는데요. 이 길을 3바퀴 돌며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대요.
두바퀴 돌고~
세바퀴 돌았어요.
간절한 염원... 이루어지겠지요?
소원을 빌었던 때가 과거가 된 지금... 그 때 빌었던 소원 중에 두가지가 이루어졌습니다.
내려다보이는 포토존..
포토존이라고 냉큼 달려갔다가 "앗 뜨뜨~~~" 도로 그늘로 뛰어 들어와서 포토존에서 찍은 사진은 없어요.
용의 뱃 속 경사로를 따라 다시 내려와 사원 1층 실내를 한바퀴 둘러보았어요.
모셔져 있는 불상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고요.
다시 사원 밖으로 나왔어요.
코브라 상.. 뱀신 나가(Naga)일까요?
꼭대기 전망도 좋았지만 왓 삼프란은 밖에서 건물 주변을 둘러보는 게 더 멋진 듯하네요.
용의 머리가 안보여서 그렇지..
용의 비늘, 지느러미, 발가락까지 건물의 외형은 매우 디테일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원 건물 외벽에도 빽빽하게 뭔가를 기록해놓았구요.
도저히 읽을 수 없는 까막눈이라 그림만 슬쩍 보며 지나쳤어요.
태국어 문자.. 참 어렵지요?
태국어 몇 마디 알긴하지만 태국 떠나올 때까지 읽을 수 있는 글자라곤 "집"을 뜻하는 "반" 하나예요.
남편은 늘 3미터 앞에 걷기.
저는 여기저기 사진찍느라 이렇게 다니는 게 더 편하긴 한데요.
3미터 간격을 두고 걷는 게 편하다가..
멋진 풍경이나 포토존이 보이면 남편을 애타게 부르거든요.
이 스팟에서도 남편을 몇 번이나 불렀는지..
똑같은 사진이 몇 장 찍혔는지 보면 알아요.
두 번 불렀다!!
세 번!!
네 번!!
남편 발걸음이 점점 빨라짐.
결국 안 옴..
그러다 마눌한테 등짝 한대 맞고 붙잡혔잖아요.
이리와!!
그 상황을 옆에 있던 태국인들이 보고 막 웃었어요. 무슨 말을 하는 지는 몰라도 어떤 상황인지 보이잖아요. ㅋㅋ
앙코르 와트에 갔을 때 백인 부부, 남편은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쭉쭉 가고 뒤에서 카메라 들고 와이프가 목청껏 부르며 뒤따라가는 거 보고.. 우리랑 똑같데 (그랬다는..)
앨리스가 있으면 "아빠!! 엄마 옆으로~" 한마디 뙇아면 자동으로 남편이 제 옆으로 두말 안하고 왔거든요.
암튼 이 때까지 저랑 단둘이 어딜 가서 남편이랑 사진 같이 찍자 글면 그렇게 고집 부티더니.
이제는 내가 셀카봉에 폰 장착하면 자동으로 옆에 붙어 주긴합니다.
행운의 동전 던지기
용으로 둘러쌓인 단지 안에 동전이 들어가면 행운이 찾아온대요.
다시 주차장으로 나가는 길..
드러운 물..
돌아가려는데 그제서야 본 왓 삼프란 가이드 맵.
이 드러운 물에서 물고기도 잡나봐요. 뜰채는 그런 용도??
입구에서 봤던 아기 용들은 아직 미완성 작품이고요.
지금쯤은 완성이 됐을 듯..
관세음보살.
주차장에서 본 왓 삼프란.
줌 바짝 당겨서 찍은 맑은 날의 왓 삼프란 드래곤 사원의 모습.
마무리
실제로 존재하는 건물인지 확인하고 싶은 단순 호기심으로 갔던 곳인데..
주변의 풍경도, 로컬스러운 매력도 좋았던 왓 삼프란.
나콘 빠톰의 연꽃 호수, 버블 인더 포레스트 등.. 요즘 뜨는 태국 여행지가 나콘 빠톰에 여럿 등장하고요.
그 곳을 방문할 때 왓삼프란도 한번 들러보세요.
버블 인 더 포레스트와는 멀지 않은 거리이니 함께 다녀오는 것도 괜찮을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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