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수도교가 있는 성곽도시,
세고비아 」
스페인 여행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곳, 세고비아...
마드리드 여행 일정을 끝내고 스페인 여행에서의 두번째 방문도시 세고비아로 향했습니다.
세고비아는 마드리드보다 북쪽에 위치한 내륙 도시라 그런지 스페인 일정에서 가장 추웠어요.
세고비아
세고비아는 기원전 700년 무렵부터 이베리아인이 거주하였으며 기원전 1세기 말에 로마의 식민지가 된 도시입니다.
세고비아의 역사는 고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되었는데요. 11세기에 이슬람교도가 침입하여 도시가 파괴되었으나 카스티야왕국의 알폰소 10세는 이 곳을 수도로 정했고, 중세에는 양모공업이 번창하였으며, 현재는 농업을 중심으로 하여 도자기와 직물제조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세고비아는 카스티야 지방의 중심지이기도 했던 성채도시로 도시 전체가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가 되었습니다. 도시가 크지 않아서 반나절이면 둘러볼 수 있을 정도였고 마드리드에서 근거리에 위치해 있으니 스페인 여행에서 꼭 둘러보고 올 여행지로 추천드립니다.
마드리드에서 차를 렌트해서 올라왔기에 주차를 Parking Acueducto Segovia PARKIA에 주차를 하고 조금 걸어나오자마자 고풍스런 작은 성당과 마주하였습니다.
산 밀란 성당
1126년에 지어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
세고비아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작지만 단아하고 고풍스런 성당인 산 밀란 성당의 모습이 세고비아의 첫 인상을 대변해주는 듯 하였습니다. 마드리드에서의 현대적 유럽의 느낌을 받았는데 비해 세고비아는 또 다른 느낌..
지중해성 기후인 스페인은 겨울에 온난다습하여 여행하기 좋다고 합니다. 겨울에 비가 많이 내리긴 한다던데 우리가 여행한 12월말~1월초 동안에는 비를 만난 적은 없었어요.
여행 성수기였지만 한적했던 도시, 세고비아...
산 밀란 성당에서 조금 더 걸어나오니 예쁜 거리가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다가 보니 뒤편으로 로마 수도교도 보이기 시작..
닮은꼴 형제... 사진 섞어놓으면 아빠도 헷갈려할 정도로 닮은...
하지만 성격도 취향도 완전 딴판인 형제...
그래서인지 정말 많이 싸우는... 7살 차이나는 형제입니다.
거리가 참 예쁘네요. 사진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없음이 아쉬웠습니다.
로마 수도교
세고비아는 대규모로 용수를 공급받을 수 있는 수원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98~117년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수도교는 17km 떨어져있는 푸엔프리아 산맥에서 발원하는 아세베다 물을 세고비아까지 끌어와 고지대에 있는 주택가에 공급하는 기능을 수행했다고 합니다.
전체 길이 813m, 최고 높이 30m에 이르는 수도교는 약 2만개가 넘는 화강암 덩어리들을 접착제 없이 오로지 겹겹이 쌓기만 하여 2단 아치 형태로 완성시켰다고 하는데... 아치의 갯수만 167개라고 하네요.
로마 문명과 기술 수준에 그저 감탄... 또 감탄...
사진으로만 보았을 때는 예상치도 못했던 로마 수도교의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랐습니다.
수도교 한가운데에 눈에 띄는 조각상이 있어 확대해서 촬영해보았습니다.
이 조각상은 성 세바스티아누스 상이라고 하네요.
성 세바스티아누스
성 세바스티아누스는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의(재위기간 284~305) 최측근 경호원이었습니다. 독실한 그리스도인인 세바스티아누스는 수시로 감옥에 드나들 수 있는 직업상의 특권을 이용하여 감옥에 갇혀있는 신자들을 보살펴주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던 황제는 그를 광장에 묶어 활로 쏘아 죽이라고 명했습니다. 소나기가 퍼붓듯 그의 몸을 화살로 뒤덮었지만 숨이 붙어 있는 걸 한 여인이 발견하여 간호하였지만 다시 황제의 명에 의해 몽둥이에 맞아 순교하였다고 전해지는 인물입니다.
밀라노칙령으로 기독교가 공인된 게 313년의 일이니 성 세바스티아누스가 살았던 시대에서는 박해를 받았던 시기였군요. 근데 로마 수도교가 건설된 시기가 98~117년이라는데... 건설된 이후의 성인의 조각상이 여기 왜 있을까? 란 의문이 들었습니다. 건설될 당시에는 없던 것을 훗날 다시 만들어 넣었을까요?
로마 수도교는 11세기에 침입한 이슬람교도 무어인들에게 도시가 파괴가 되었을 당시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를 15세기에 복원을 하였고 36개의 아치가 원래 모습 그대로 다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지금 만나는 로마 수도교는 그 때 복원을 한 모습이네요.
세고비아 로마 수도교는 1884년까지 물을 흘려보내 세고비아 시내에 급수하였으며 1928년부터는 수도교에 수도관을 설치하여 지금까지도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위로 올라가 볼께요.
30여 년 전에 처음 사진으로 보았던 로마 수도교...
엄마는 역사 좋아하는 사람이라.. 직접 보고 싶었던 이 수도교를 보니 아이들보다 엄마가 더 신난 듯 보입니다.
애들은 모르니.. 그냥 큰 다리겠구나.. 싶었겠지요.
훗날 배워서 알게 되면.. 그 때 봤던 그 다리가 위대한 유산이었구나.. 뒤늦게 깨닫게 될지도 몰라요.
아이들이 봤던 이 위대한 유산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하고 싶어 더 정성들여 포스팅을 하는 부모의 마음도 담아냅니다.
16세기 초에는 카를로스 1세와 자치도시 주민(코무네로스)들의 싸움으로 도시 대부분이 폐허로 변하였으나 곧 재건되어 전성기를 맞이하였다고 합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여러 번의 시련을 극복한 이 곳... 알고 보면 감동도 더 클 수 밖에요~
걸어다니는 백과사전 스티브...
쫑알쫑알 어찌나 떠들어대는지... 아는 것도 참 많고 함께 다니면 재미있습니다.
수도교 위에서 바라본 세고비아 시내의 전경.. 폐허와 복원을 반복했던 역사 속 소용돌이를 뒤로 하고 지금은 너무나 고요하고 평화로와 보입니다.
수도교 위에서 바라본 보행자 전용 구역인 아소게호 광장의 모습
수도교의 보존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노력 중 하나가 1997년부터 수도교 앞으로 차량 출입제한을 하는 거라고 해요.
여기에서도 아치가~~
파괴가 된 후 한번 복원을 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 이후로도 몇 백년이 흘렀는데..
문화재 보존상태에도 놀랐던 로마 수도교입니다.
화보같은 아빠의 뒷 모습.
담벼락 밑에서 사진을 찍어도 작품같았던 세고비아 로마 수도교 포스팅은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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