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부처님 오신 날인 마카부차데이(만불절)에 다녀온 방콕 유명 사원 왓 벤차마보핏...
방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사원 중 하나였던 왓 벤차마보핏(Wat Benchamabophit).
흔히 대리석 사원(Marble Temple)으로 알려진 이 사원은 태국 전통 불교 사원들과는 또 다른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 방콕 여행 중 이곳을 방문하면서 느낀 감동과 그곳에서의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첫인상 : 대리석의 아름다움
왓 벤차마보핏에 도착했을 때 첫눈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대리석으로 지어진 본당의 고요한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사원 외관은 이탈리아에서 수입된 순백색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태국의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도 차분하고 고요한 느낌을 줬습니다. 대리석의 맑고 깔끔한 질감 덕분에 이 사원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졌습니다.
태국의 다른 사원들은 주로 화려한 금박과 다채로운 색상으로 장식되어 있지만, 이 사원은 그러한 장식에서 벗어나 단순함과 우아함을 강조한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대리석 사원이라는 이름처럼, 대리석의 매끄럽고 시원한 질감이 사원 전체에 흐르고 있었고, 이는 다른 사원들과는 확연히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습니다.
사원의 역사적 배경과 라마 5세
왓 벤차마보핏은 1899년, 태국의 라마 5세(쭐라롱콘 대왕)에 의해 지어졌습니다. 라마 5세는 태국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로, 나라를 근대화하고 서양식 제도를 도입한 왕으로 유명합니다. 그가 이 사원을 지은 이유는 태국 불교의 중요한 상징적 장소로서뿐만 아니라, 서양식 건축 양식과 태국 전통 건축의 융합을 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원을 설계한 사람은 라마 5세의 이복동생인 프린스 나리사라 누와티웡(Prince Narisara Nuwattiwong)으로, 그는 이탈리아산 대리석을 사용해 서양의 건축적 요소를 도입하고, 이를 태국의 전통 불교 건축 양식과 결합하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왓 벤차마보핏은 다른 사원에 비해 역사는 짧은 사원이지만 아름다운 건축물이자 태국의 근대화와 함께한 중요한 문화 유산입니다.
본당 내부와 프라 붓다 친나랏
사원의 본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중앙에 자리잡은 "붓다 친나랏(Buddha Chinarat)"이라는 불상입니다. 이 불상은 태국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불상 중 하나로 손꼽히며, 많은 불자들이 경배하러 오는 중요한 상징입니다.
불상의 금빛이 대리석의 차분한 흰색과 대비되어 더욱 돋보였고, 그 주변은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불상 뒤편에는 라마 5세의 유해가 안치된 왕실 사리탑이 있습니다. 이 곳은 라마 5세의 유해를 기리기 위한 중요한 장소로, 그에 대한 존경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라마 5세는 이 사원을 지은 후 그의 유해를 여기에 안치하도록 했으며, 이는 그가 불교와 태국 문화에 얼마나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본당에서 잠시 명상을 하며, 태국 불교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원의 고요한 분위기와 대리석의 차분한 느낌 덕분에 마치 마음까지 정화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태국 전통과 서양식 건축의 조화
왓 벤차마보핏은 태국 전통 건축 양식과 서양식 건축 요소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사원입니다.
사원의 전통적인 지붕과 금박 장식들은 태국 불교 사원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지만 입구의 원기둥, 스테인드글라스 등 서양의 건축적 요소들은 이 사원을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대리석의 사용뿐만 아니라, 사원의 전체적인 구조나 비례감 등에서 서양식 건축의 영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원의 정원과 회랑이 너무나 아름다웠던 왓 벤차마보핏.. 회랑은 포스팅 아래에서 소개하겠습니다.
정원에서 바라본 본당의 모습은 그림처럼 아름다웠습니다.
막둥이 사진을 찍어주는 아빠의 모습이 넘 예뻐서~
본당과 승려들의 공간을 가로지는 작은 물길이 있어서 그 사이에 놓인 다리가 몇 개가 있습니다.
다리 건너 다른 공간도 둘러보았습니다.
왓 벤차마보핏에는 박정희 시절 중앙정보부장 등을 지낸 실세... 이후락이 기증한 범종이 있습니다.
이야기는 듣고 왔으나 찾아보진 않았습니다.
좋은 기운을 받으러 왔으니 좋은 것만 보고 가겠습니다.
사원의 의미와 왕실과의 관계
왓 벤차마보핏은 태국 왕실과 깊은 연관이 있는 왕실 사원입니다. 왕실의 주요 행사가 종종 이곳에서 열리며,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식들이 이곳에서 진행됩니다.
특히 라마 5세의 유해가 이 곳에 안치되어 있다는 점에서, 태국 왕실과의 깊은 연관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사원은 단순한 종교적 장소를 넘어, 태국의 역사와 왕실의 이야기가 담긴 중요한 문화적 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마 5세(쭐라롱콘 대왕)는 태국 역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국왕으로, 그의 업적은 지금도 태국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태국을 근대화하고 서양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러한 그의 비전이 왓 벤차마보핏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서양의 건축적 요소와 태국 전통 건축의 조화는 그의 근대화 정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불교 교육과 현대적 기능
왓 벤차마보핏은 단순한 관광지나 역사적 유산으로서의 기능을 넘어 현대 태국 불교 교육의 중심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사원 내에는 승려들이 불교 경전을 공부하고 수련할 수 있는 교육 기관이 있으며 이 곳에서 태국 불교의 현대적 해석과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사원을 둘러보며 승려들이 수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들이 경건하게 불교적 가르침을 이어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왓 벤차마보핏 뒷뜰
본당 뒤쪽에 위치한 후원에도 여러 모습의 불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각 불상마다 스토리가 있습니다.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는 붓다.
태국 불교는 단순히 종교적 신앙을 넘어서, 그들의 일상과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만불절에 방문했더니 따로 입장료는 징수하지 않았지만 꽃을 구입해야한다기에 입구에서 꽃을 구입했습니다.
꽃과 함께 금박지도 함께 받았습니다.
라마 5세 (쭐라롱껀 대왕)의 동상이 모셔져 있는 사당..
그 건물 앞 정원에 고양이 가족이 있었습니다.
태국 사원에는 가는 곳마다 고양이들이 많았어요.
경계하는 아기 고양이..
아기 고양이들.
헨리는 가는 길 멈추고 아기 고양이에게 다가갔는데..
아직 아기 고양이라 겁이 많아서.. 계속 경계를 합니다.
앨리스가 왔었다면 고양이 마음을 바로 열었을텐데..
고양이도 E고양이, I고양이가 확실하잖아요.
저 고양이들은 E고양이들...
뭐 하나라도 더 얻어먹게 됩니다.
I 고양이는 꼼짝않고 숨어있기.
친해지고 싶었던 헨리도 여기서 포기~
왓 벤차마보핏 회랑 가는 길..
회랑은 본당을 바라보고 오른쪽 바로 뒷 건물입니다.
왓 벤차마보핏 회랑
회랑에는 53개의 불상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불상이 있는 곳이라 신발은 입구에서 벗고 입장합니다.
가운데는 천정이 뚫려있는 공간이고 바깥쪽은 지붕으로 덮여 있는 긴 보행로 공간이예요. 보행로 벽쪽으로 53개의 불상이 전시 되어 있습니다.
보행로에서 바라본 회랑의 가운데 공간..
큰 불상이 서있길래 입구에서 받은 금박지를 붙이러 갑니다.
이 곳에서 마주친 태국인이 영어로 우리에게 일본인이냐고 묻길래 한국인이라고 대답했는데요.
유창한 영어로 저기로 가면 일본에서 기증한 불상이 있으니 가보라더라구요.
한국인과 일본인이 많이 닮았고 가까운 나라라 사이도 좋은 걸로 아는 듯한 말투~
계속 재촉하길래 일본이 기증한 불상이니 우린 보지 않아도 된다... 라고 말했어요. ㅎㅎ
금박지에 물을 살짝 묻혀서 꾹꾹 붙이는데..
접착제로 붙이는 것 만큼 딱달라붙진 않아요.
불상에 금박을 입히는 것은 불상을 아름답게 꾸밈으로 인해서 자신의 내면도 아름다워질꺼라는 믿음때문이라는데요..
저희 가족도 입구에서 받은 금박지 모두를 붙이며 아름답게 살아가길 마음 속으로 기도했습니다.
지붕 위 금장 장식은 사원이나 왕궁에서만 할 수 있는 새부리 모양의 장식입니다.
비가 들어오는 실외 바닥까지도 대리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제 사원 관람을 마치고 나가는 길...
우리나라 석가탄신일에는 연등 행렬을 하는데... 이 곳은 촛불을 들고 다닌다고 해요.
촛불행렬은 낮시간이라 그런지 보이지 않았고요.
대나무에 꽃꼬치를 꽂습니다. 대나무에는 십이지를 지정해놓고 해당 띠에서 꼬챙이를 꽂게 되어 있더라구요.
작년 고3 수험생 스티브는 닭띠..
20밧 지폐를 꼬챙이에 끼워 대나무에 꽂고 대학 합격 기원했습니다.
아빠, 엄마, 헨리는 용띠..
저희집은 삼룡~
사원 방문을 마치며
방콕에서 많은 사원을 방문해 보았지만, 왓 벤차마보핏은 그중에서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름다운 대리석 건축과 태국 전통 불교의 조화, 그리고 왕실과의 깊은 연관성은 이 사원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줍니다. 또한 사원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잠시나마 마음을 가다듬고, 불교적 경건함을 체험할 수 있었던 점도 좋았습니다.
만약 방콕을 여행 중이라면 왓 벤차마보핏을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곳은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태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불교적 신앙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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