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매일 챙겨보던 태국 신문인 방콕 포스트에 암모나이트 화석이 발견되었다는 뉴스보도를 보았습니다. 보도 당시에는 흔한 화석인 암모나이트 발견된 게 뉴스 거리인가 싶어서 설렁 봤었는데..
발견된 곳이 뉴스 거리였던 거였어요.
방콕 시내 중 가장 번화가 중 한 곳인 시암, 방콕의 대형 쇼핑몰인 시암스퀘어 앞 도로에서 중생대 백악기 화석 암모나이트가 77개가 발견되었다는 것이지요.
암모나이트 화석을 보려면 방콕 쇼핑몰 시암 스퀘어 후문에서 출발하면 됩니다.
중생대 표준화석
표준화석은 한 시대에 번성한 후 멸종된 그 시대를 대표하는 화석을 말하는데요.
중생대 표준화석의 대표적인 예로는 공룡과 암모나이트, 시조새를 꼽을 수 있습니다.
지층에서 발견이 되면 그 지층이 생성된 시기를 알려주는 척도가 되는 것이 표준화석이지요.
근데... 지층도 아닌 방콕 시내 한복판에서 오밀조밀 발견된 화석..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500원짜리 동전 하나를 찾아 스케일 자로 이용했습니다.
다양한 크기의 암모나이트 화석들이구요. 저는 40여개를 찾았습니다. 방콕 시암의 도로에서 코를 박고 암모나이트 화석을 관찰해본... 정말 신기한 경험을 하고 왔네요.
암모나이트는 고생대 실루리아기 이후에 (고생대는 캄브리아기 - 오르도비스기 - 실루리아기 - 데본기 - 석탄기 - 페름기로 이어짐) 처음 등장하여 중생대(트라이아스기-쥐라기-백악기)에 많이 번성하다가 중생대 백악기말에 멸종한 바다 생물입니다.
이 바다 생물 화석이 콘크리트 속에 묻혀 있네요.
암모나이트 화석이라는 걸 알고 봐서 눈에 보였지... 말하지 않으면 그냥 밟고 지나갈 법한..
암모나이트 화석이 콘크리트 속에 묻혀 있는 이유는
2020년 도로를 보수하기 위해 쓰인 건축자재 속에 들어있던 것을 암모나이트 화석인 줄 모르고 콘크리트와 함께 도로에 깔아서라고 하는데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이런 도로에 암모나이트 화석이 다닥다닥 박혀 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네요.
진짜 화석임이 밝혀진 이후에도 어떤 가림막이나 금지선, 안내판도 없이 보행 하는 것도 참 어색한 풍경입니다.
초기 암모나이트의 경우는 단순한 형태의 봉합선을 보이는데 비해 방콕 시암에서 발견된 암모나이트의 경우는 진화된 형태를 보이는 암모나이트로 중생대 백악기(약 1억4,500만년 전~6,600만년 전) 후반부인 약 6,600만년 전에 번성했던 암모나이트로 추정이 됩니다.
길바닥에 뱉어놓은 껌딱지가 붙어 있는 줄...
아무런 표시도 되어 있지 않아 밟고 지나가고~
아무리 흔하다고 하더라도 화석이 될 확률 생각하면 귀하지 않은 화석이 없을텐데...
상점 출입문 바로 앞 바닥에 있는 암모나이트 화석..
이 암모나이트 화석은 레진 같은 재료로 소실된 부분이 복원된 것으로 보이네요.
크기는 제가 이 곳에서 찾은 암모나이트 화석 중 가장 큰 것입니다.
이 암모나이트 화석도 크기가 꽤 크고 무늬가 아주 예쁘게 남아있더라구요.
도로표면을 고르게 하는 과정에서 암모나이트의 표면도 함께 샌딩 당한 것으로 보여요.
록볼록해야할 암모나이트 표면인데 고른 표면을 갖고 있는...
이 곳이 가장 많은 암모나이트 화석이 있는 곳입니다.
암모나이트 화석이 흔한 것은 암모나이트 개체수가 많았던 이유도 있겠지만 조개껍질같은 단단한 껍질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화석의 생성조건
1. 빠른 매몰 :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기 전에 매몰되어야 합니다.
2. 경질부 존재 : 뼈나 이빨, 껍데기와 같은 단단한 부분이 존재해야 하구요.
3. 화석화 작용 : 재결정, 치환, 탄화 작용 등의 화석화 작용을 받아야 하고 열이나 압력작용을 받으면 안됩니다. (화석은 퇴적암에서 발견이 되고 변성암이나 화성암에서는 화석이 존재하지 않아요. )
4. 개체수가 많아야 합니다. (이건 확률게임!!)
상상을 초월하는 기나긴 시간동안 지구 바닷 속에서 살아오던 암모나이트는 격변의 시기를 거치며 서서히 멸종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층에서 발견된 화석이 아니라 연구 가치는 좀 떨어질 수 있겠지만..
오랜 세월을 거친 화석이기에 그것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한편으로는 연구의 가치가 떨어진다면 이 거리를 "화석의 거리"로 조성하여 명물 거리 혹은 야외 자연사 공원 처럼 알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도 들어요.
발 밑에 암모나이트 화석이라니~~
가슴뛰는 신기한 경험을 다 해보네요.
못생긴 내 발톱과 함께 인증샷 남겨봅니다.
표면이 덜 샌딩된 작은 암모나이트 화석도 있구요.
지금까지 암모나이트 화석 사진은 모두 다 다른 화석들이예요.
아이들과 암모나이트 화석 찾아보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보물찾기 하듯~
자연사 박물관에서만 보던 암모나이트 화석을 가까이서 대하고 오다니...
저.. 방콕에서 잊지 못할 경험 하나 더 추가한 거 같아요.
바닥에 붙은 껌딱지 아닙니다..
무려 중생대 백악기 암모나이트 화석이랍니다.
화석 위로 사람도 지나가고 심지어 자동차도 막 지나가는... ㅠ
그냥 이대로 둘 모양이지요?
사진 속에서 암모나이트 화석 한번 찾아보세요~~
암모나이트 화석 포스팅은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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